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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엄마의 감정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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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요약・칼럼

내 아이를 위한 엄마의 감정 공부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양선아 지음 | 리스컴 | 2021년 09월 | 272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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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지음/리스컴/2021년 9월/272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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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 책 소개

 

엄마의 감정 육아가 아이의 심장에 상처를 남긴다

엄마의 잠재된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

 

육아의 절반은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감정은 엄마의 잠재된 감정에서 비롯된다. 분노, 슬픔, 죄책감 등 내면에 새겨진 감정이 어느 순간 툭 튀어나와 아이에게 불똥이 튀는 것이다.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고 잘 키우고 싶다면 엄마의 감정부터 정리해야 한다.

 

이 책은 엄마들을 위한 8일간의 감정 공부 프로그램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내면의 자신을 만나 이해하고 안아줌으로써 잠재된 감정을 정리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실제 사례와 예시가 풍부해 공감할 수 있고,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워크지도 함께 수록해 책을 읽으면서 바로바로 감정 정리를 해나갈 수 있다.

 

■ 저자 양선아

20년 동안 1만5천 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감성 지능과 창의력 향상을 돕는 교육을 진행해온 감정 전문가. 현재는 한국정서창의센터를 운영하며 부모 교육을 통해 감성 지능과 감정의 중요성을 안내한다. 3년 전부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8주간의 감정 공부 프로그램으로 가족 간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이모션 아트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의 감성 발달을 돕고, 교사, 공무원, 직장인 등 1만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 감정 관련 연수도 진행한다.

 

■ 차례

들어가며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엄마들

 

1장 공감하고 싶은 엄마, 공감할 수 없는 엄마

저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요

내 아이는 행복한가? 나는 행복한가?

내 안의 분노가 아이의 영혼에 상처를 남기고

나는 내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고 있을까?

 

2장 엄마에게 감정 공부가 필요한 이유

나를 찾아가는 감정 공부

엄마에게 감정 공부는 왜 필요할까?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나를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

 

3장 진짜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 8일간의 감정 공부

바라보는 만큼, 다가가는 만큼 보이는 감정

1일 차|오감을 통해 나를 발견한다

2일 차|상황 속에 숨은 감정을 파악한다

3일 차|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스트레스 관리

4일 차|관계를 좋아지게 하는 사랑의 언어

5일 차|관점이 유연해질 때 보이는 장점

6일 차|기억의 정원에서 나를 만난다

7일 차|시든 감정을 보내면 얻게 되는 자유로움

8일 차|벽을 깨자 보이는 나의 꿈과 삶

 

4장 감정 공부로 찾아온 기적, 자신을 사랑하고 아이와 공감하는 엄마

나에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공감의 힘

공감으로 함께 성장하는 엄마와 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엄마’

 

마치며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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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지음/리스컴/2021년 9월/272쪽/15,000원

 

공감하고 싶은 엄마, 공감할 수 없는 엄마

저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요

불이 모두 꺼지고, 침묵 속에서 작은 숨소리가 들린다. 그때 가녀린 몸의 아이가 힘없이 등장한다. 자세히 보니 아이는 종잇장 같은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시로 휘감겨 있다. 아이는 친구들과 안을 수가 없다. 친구들이 다가와 안아주려고 해도, 자신이 다가가 안으려고 해도 가시 때문에 친구가 아프다. 누구든 이 아이를 안으면 가시에 찔린다. 그러나 온몸에 박힌 가시를 뽑을 수가 없다. 조그마한 가시들이 때로는 그 작고 여린 아이를 보호하기도 하니까….

 

강의 중에 학부모에게 보여준 애니메이션의 내용이다. 음성도 자막도 없는 영상을 어둠 속에서 재생하자 여기저기서 ‘훌쩍훌쩍’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 같아요.” “저희 아이도 심장이 뻥 뚫린 채 사는 것 같아요. 가시가 있다고 나무라기만 했지, 안아주지 못했어요.” “저는 제 아이에게 바라기만 했어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요.” “아이에게 화내고 싶지 않은데 자꾸 화만 내요. 밤마다 후회하면서도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요.” 엄마들은 훌쩍이며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던 죄책감을 힘겹게 밖으로 내어놓았다.

 

강의 주제가 ‘내 아이 행복을 위함 감정 공부’인 만큼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아이를 좀 더 잘 양육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온 사람들이다. 누가 이들에게 노력하지 않는 엄마라고 비판할 수 있을까? 누가 아이를 잘못 키웠다고 나무랄 수 있을까? 그들은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날마다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리며 우리 아이를 더 행복하게 만들고 더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처음엔 누구나 넘어진다. 걸음마를 배울 때처럼 

‘난 좋은 엄마가 아닌가 봐.’ 하는 자책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대신 잠시 멈추어 자신을 살펴보자. ‘난 이럴 때 화가 나.’ ‘난 이 경우엔 참기가 힘들어.’ ‘난 이럴 때 참 서글퍼.’ ‘난 이럴 때 마음이 적적해.’ 조금 기울어진 부분이 있다면, 그런 자신을 바로 세우면 된다. 처음엔 누구나 넘어진다. 걸음마를 배울 때처럼.

 

처음 걸음을 뗄 땐 넘어져도 그 모습을 아무도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의 응원을 받았다. 처음이니까. 그러니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미숙한 자신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자. 아무 평가도 받지 않고 걸을 때의 우리는 “잘 안 돼”라고 말하며 주저앉아 우는 대신 생글생글 웃으며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걸었다. 그때의 모습을 생각하며 자신의 힘을 믿자.

 

물론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도 때때로 용기를 잃을 때가 있다. 그래서 감정을 알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천천히 내 안의 나를 만나고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한 공부, 이 공부를 해야만 엄마이기 전에 한 생명체인 자신을 단단히 세워 땅속 깊이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더 넓게 뿌리 내려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단단하고 안정적인 내가 있을 때 비로소 아이도 뿌리내리는 방법을 학습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자녀 교육은 쉬워진다. 우리는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고, 좋은 엄마가 되어가는 중이다. 

 

내 아이는 행복한가? 나는 행복한가?

엄마의 욕심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아이가 5학년이 되었을 때 아이와 함께 한 달 정도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둘만의 여행이었다. 인도 여행이 좋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힘입어 용기를 내 짐을 꾸렸다. 하지만 엄마와 아들 둘만 떠난 인도 여행이 쉬울 리 없었다. 낯선 땅에서 말이 통하지 않았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나는 아들을 더 예민하게 챙기며 긴장을 놓지 않았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던 델리에서 보낸 4일은 끔찍했고,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다음 방문할 곳은 아잔타 석굴로 정했다. 세계사 책에서만 보던 아잔타 석굴을 볼 기회가 생겼으니 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기차를 타고, 걷고, 택시를 타고, 걷고, 마지막엔 언덕을 올랐다. 드디어 아잔타 석굴 10미터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때 아들이 한 마디 던졌다. “엄마 난 여기 있을래.” “아니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여기까지 애써 왔으니 들어가자.” “싫어.” “그럼 진작 오고 싶지 않다고 했어야지 힘들게 와서 들어가기 싫다 그러면 어떻게 해. 빨리 가자.”

 

단호하게 싫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예민해 있던 나는 화를 버럭 내며 아들의 등을 한 대 찰싹 때리고 말았다. 깜짝 놀란 아들은 순식간에 빨개진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 아들은 구석구석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엄마를 따라 불상들을 낱낱이 보았다.

 

그러나 다음 행선지인 다람살라로 이동한 후 아들은 내내 아파 누워 있어야 했다. 열이 40도 가까이 올랐지만, 인도에서 여행자가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어나기만 하렴….’ ‘아프지 말자….’ 낯선 나라에서 5일 동안 같은 기도를 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아들이 몸이 안 좋은지도 모르고 조금 더 많이 경험하게 하고 조금 더 많이 기억하게 하려던 엄마의 부질없는 욕심은 더 이상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5일째가 되자 아들은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을 위해 숙소 앞에 서 있던 말을 함께 구경한 것이 다람살라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다. 우리는 조그만 가게에서 각설탕을 사서 말에게 주었다. 각설탕을 급하게 받아먹는 말을 보며 함께 웃고, 아들이 그 말을 타고 히말라야산맥이 보이는 작은 동네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다람살라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때 아들의 웃음소리를 참 오랜만에 들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우리가 꿈꾸던 엄마의 모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엄마이기에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의 감동을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지만, 삶에 지치고 육아에 지치면 그 귀한 순간을 잊게 된다. 그럴 땐 잠시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아이를 낳았을 때 가장 바랐던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아이를 만나기 전,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아이를 위해 기도하던 마음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내가 잘 몰랐어. 그러니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볼게.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너를 만났을 때의 기쁨을 떠올릴게. 누구보다 나 자신을 먼저 알아차려 볼게.’ 하고 결심해보자.

 

우리는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를 잘못 키운 것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 방법을 찾느라 힘들었던 시간과 잘 지내게 될 시간의 접점에 있을 뿐이다. 지금 느끼는 미안함과 죄책감의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자녀를 더 잘 양육할 수 있는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힌트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 속에서 발견된다.

 

미안함, 죄책감 등의 근원 감정들을 관찰하며 자신의 감정에 담겨 있는 더 깊은 감정들을 만난다는 건 어찌 보면 행복으로 가는 열쇠 구멍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구멍에 딱 맞는 열쇠는 감정 공부를 통해 자신을 관찰하고 아이를 관찰할 힘이 생겼을 때 갖게 될 것이다.

 

열쇠를 손에 쥐었다면 이제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면 된다. 그러면 자녀와의 관계에서 지금과 사뭇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이 열릴 것이고, 자녀 교육은 한층 쉬워질 것이다. 아이와 엄마 사이에 닫혀 열리지 않던, 보이지 않는 문을 열고 소통하기 시작했을 때 아이도 자신도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행복한 엄마가 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는 것은 더 이상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다. 오늘도 방법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는 말이다. 

 

엄마에게 감정 공부가 필요한 이유

나를 찾아가는 감정 공부

지방에 강의가 있었다. 2시간씩 4회 동안 진행되는 강의로 부모가 어떻게 아이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한 엄마가 다가와 애절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했는데… 안 되나 봐요….” 그 어머니는 말을 더 잇지 못하고 간절함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나는 메일 주소를 건네며 못다 한 얘기를 보내달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나를 믿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낸 것이었을 텐데, 정작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 순간 메일 주소를 건네는 게 전부였다.

 

엄마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 강의를 들었을 테고, 강의실을 나서는 나를 붙들고 울먹이며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았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엄마들을 위한 감정 공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시 들어보는 내 이름

얼마 후, 엄마들을 만나 감정 공부의 첫 시간을 열었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누구 엄마’라는 호칭을 빼고 이름과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들 위주로 이야기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너무 오랜만에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한동안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가슴이 먹먹해져요.”

 

자기소개가 끝난 후 이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막막했다는 사람, 떨리는 음성으로 엄마로 지내는 동안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 누구누구의 엄마로 소개하는 건 익숙했지만 이름을 얘기하자니 어색하다고 하는 사람 등 반응은 다양했다.

 

엄마들의 감정 공부는 나를 찾아가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8주 동안 나를 느끼고 나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법 위주로 진행된다. 처음엔 자신의 삶을 보는 것이 어색하지만 자신의 감각, 감정,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라는 이름 속의 내가 아닌 나 ‘ㅇㅇㅇ’의 삶을 먼저 정돈한다. 어수선하고 뒤죽박죽이던 기억과 감정, 삶의 흔적들을 나누고 정리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말끔하게 정돈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을 찾는 작업 없이는 모든 관계 속에 있는 나라는 존재가 흔들리게 된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특히 그렇다. 자신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모르고 자신의 감정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의 감정을 보고 공감하고 아이와 잘 지내는 건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감정 공부가 필요하다. 나의 행복을 위해,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자신을 찾는 작업이다. 감정 공부를 하면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려는 작은 소망들이 실현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제가 임신했을 때 많이 우울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도 그런 걸까요?” 지우 엄마가 질문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지우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교를 자주 빠졌고 학교에서도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다고 한다.

 

지우 엄마는 지금 아이의 모습을 보면 외면하고 싶다고 말했다. 죄책감을 외면하고 싶고, 부담감을 외면하고 싶다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지우 엄마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우기가 힘에 겨웠단다. 스트레스가 자신이 이겨낼 수 있는 한도를 넘었고, 그로 인해 무기력감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임신 중의 우울감이 정말 뱃속 지우에게 영향을 미친 것일까?

 

최근 과학은 태아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또 태내 경험이 두뇌의 감정 중추와 아이의 성격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밝혀내고 있다. 게다가 엄마가 스트레스가 많고 우울함을 느끼면 아이를 관찰할 의욕도 없고 관심 갖기도 힘들어 아이는 불안전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의 정서에 지장을 주게 되고,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이는 더 우울해진다. 결과적으로 태내에 있을 때 유전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환경적으로는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 삶을 사는 아이들

“엄마는 자주 울었어요. 저는 그 모습을 매일 보는 게 너무 싫었어요.” 지우는 엄마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아픈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감정의 얼음 속에 갇혀있던 지우는 얼음을 깨고 숨을 쉴 수 있는 통로를 찾고 있는 듯 느껴졌다. 엄마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이지만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들, 슬퍼하는 엄마에게 더 슬픔을 주지 않을까 싶어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 또래보다 성숙한 지우는 이야기를 하며 소리 내어 울었다.

 

이렇게 성숙한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힘들까 봐 배려하는 마음에서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원하는 삶을 대신 살아낸다. 결국엔 그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포기 선언을 하거나 감정을 외면하며 지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내지 못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따로따로 만난 후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는 말과 행동 속에 숨어 있던 진심을 전했고, 속 깊은 아이는 엄마를 이해했다. 아이 역시 엄마에게 보이던 자신의 모습과 다른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애써 쓰고 있는 가면을 벗고, 가면 안의 말랑말랑한 속살을 서로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대화 없이 판단으로 상상했던 오해를 이해로 바꿨다. 그 날 이후로 지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지내며 잃었던 웃음을 찾았다. 지우 엄마는 이제 부드러운 말로도 충분히 지우와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와 아이가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감정 공부로 찾아온 기적, 자신을 사랑하고 아이와 공감하는 엄마

나에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감정을 보는 작업을 끊임없이 했고, 그 감정의 이유를 찾아갔고, 내 기억들과 용기 있게 만났다. 살아오며 쌓아온 지혜로 누군가에게 상처 주었을지 모르는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잘못부터 기억 속에 표류하던 잘못까지 인정했다. 그리고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수치스러운 부분들을 이야기하며 내 모습 그대로를 직시했다.

 

난 나를 꼭 안아줄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인가를 더 잘하게 되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나를 비판하는 동안 내 안의 나는 얼마나 아파했을까. 내 안의 나에게 미안했다. 아주 많이.

 

나를 온전히 안아준 후 큰 평화가 찾아왔다. 심장이 더 따듯해졌고, 객관적으로 상황들을 볼 수 있었으며, 순간순간 나를 느끼고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작업이 끝나자 내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기 시작했다. 남을 평가하는 관점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가치관을 갖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는 비단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감정 공부를 한 엄마들은 매사에 더 많이 감사하게 되었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채찍질하던 모습을 내려놓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안아주게 되었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닦달하던 모습이나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던 모습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이제 “나는 나를 사랑해”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 담담함 속에서 강인한 부드러움과 유연함과 당당함이 보였다. 그녀들이 지니고 있던 본래의 색들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나비가 되어 꽃에서 꽃으로 사랑을 전하고 싶어 하던 엄마들의 날갯짓이 시작된 것이다.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공감의 힘

이제 시작된 남편과의 진실된 대화

라온이 엄마는 감정 공부 후 남편과의 관계가 놀랍도록 좋아졌다. 결혼한 지 7개월, 자신은 입덧으로 한참 힘이 들고 어지러움으로 몸도 힘든데, 퇴근 후 전화를 해도 받지 않던 남편이 단란주점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서로 대화도 잘 나누지 않고 각방을 쓰게 되었단다.

 

임신 기간에는 여성의 신체 호르몬이 평상시와 다르게 분비되기 때문에 라온이 엄마에게 이 상황은 큰 상처가 되었을 만하다. 기억 속에 강력한 아픔으로 자리 잡고는 순간순간 찾아와 남편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라온이 엄마는 마지막 편지를 쓰는 작업과 기억의 정리 작업을 통해 남편을 조금은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단란주점과 관련해 어릴 적 자신에게 큰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고, 자신이 상황을 더 크게 느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남편은 라온이 엄마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온 마음을 다해 사과했다. 마음이 아팠을 텐데 이해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아프게 했다고 자신이 부족했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없어 풀어내지 못했던, 라온이 엄마가 오해하고 있던 부분도 설명했다. 그 후 남편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고 좀 더 깊은 대화를 함으로써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그녀의 얼굴이 편안해진 걸 보니 라온이도 편하게 지내겠구나 싶었다. 미소를 살짝 머금은 라온이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도전이 고마울 뿐이었다. 간절함 목표지점을 향해 가기 위해 용기를 내어 시작했고, 그 용기 덕분에 삶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이었다. 라온이 엄마는 자신의 위한 공부도 시작하며 5년 후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알아차림은 신의 선물이다

엄마들의 노력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고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아이처럼 울며 자신의 모습을 보던 엄마들의 이전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너무도 달랐다. 다시 고마움을 느꼈다. 감정 공부를 선택했던 엄마들의 용기와 노력, 그 귀한 알아차림과 실천들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오늘을 만들어낸 것에.

 

가끔 인문학 서적을 보다가 머리가 띵해지는 감동과 전율을 선물 받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삶이 인문학이라는 것을 안다. 엄마들의 삶에 잠시 함께 머무를 때 심장을 울리는 감동을 선물 받았다. 어제와 다른 행복을 만들어낸 엄마들의 이야기는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감동적이었다. 엄마들은 끈질기게 자신을 부여잡고 고치고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알아차림은 신의 선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작은 알아차림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아이를 행복하게 만든다.

 

공감으로 함께 성장하는 엄마와 아이

감정 공부는 본인의 인지가 이루어낸 기적이다. ‘당신이 해낸 것’이라는 나의 말은 진심이다. 엄마들은 자신의 내면에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쌓여 있던 상처와 아픔들을 있는 그대로 쏟아 A4용지를 빼곡하게 채웠다. 그리고 종이에 적힌 기억 속 감정과 상황을 보며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할 건 정리했다. 이 작업을 통해 엄마들은 중심을 잡는 힘을 선물 받았다. 이제 그들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뽑히지 않는다. 단단히 뿌리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감정 공부를 마친 엄마들에게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은 사라졌다. 아이와 자신이 분리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존재를 수용했듯 아이를 온전히 수용해줄 수 있게 되었다. 엄마들은 이야기한다. 지금은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새로운 감정들이 찾아오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그저 바라보며 알아차리고 선택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기적 같은 변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다. 엄마들은 그저 자신을 느끼는 연습을 했을 뿐이고, 자기감정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바라보았을 뿐이고,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조금 더 부드럽게 이야기했을 뿐이고, 아이의 표정과 말에 집중하며 대화를 했을 뿐이다. 그것은 몇 년간 꼭꼭 닫혀 있던 문을 여는 기적을 안겨주었다.

 

우리가 어떻게 공감해야 할지 모를 때는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천해야 하는 것이 있을 때는 그것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기적은 실천을 통해 온다. 기적은 공감하는 연습을 통해 온다. 기적 같은 변화는 내 마음을 나처럼 느끼는 누군가로부터 공감 받았을 때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공감하는 엄마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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